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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M Story : smwise.com



epispde34. SM과 의정부 피부관리샵 아줌마 (방망이 깍던 노인 패러디)

 

벌써 4년 전이다

가 의정부에서 평화롭게 파견근무를 하고 있을 때다

말이 좋아 파견근무지 실제로 하는 일이 없이 노는 게 일이었던 나는 매일 빈둥거리며 살고 있었다

그 날은 전날 술을 많이 먹어 조금 늦게 출근을 해서 오전 10시경 의정부역에 도착했다

의정부역 맞은편 길가에 피부관리샵이 보였다

피부관리나 받고 천천히 점심이나 먹으려고 가게 안으로 들어가 피부관리를 부탁했다. 그런데 이 아줌마가 값을 굉장히 비싸게 부르는 것 같았다.


 "좀 싸게 해 줄 수 없습니까?"

했더니,


 "피부관리 하나 가지고 에누리하겠소? 비싸거든 다른 데 가서 하우."


 대단히 무뚝뚝한 아줌마였다. 값을 흥정하지도 못하고 잘 해 달라고만 부탁했다

그녀는 잠자코 내 얼굴에 클렌징 크림을 발라 대고 있었다. 처음에는 빨리 바르고 닦아내고 하는 것 같더니, 점심때가 다 되도록 얼굴을 이리 돌려보고 저리 돌려보고 굼뜨기 시작하더니, 마냥 늑장이다. 내가 보기에는 그만하면 다 됐는데, 자꾸만 더 뭘 바르고 닦아내고 있었다.

 

인제 다 됐으니 그만 하라고 해도 통 못 들은 척 대꾸가 없다. 점심시간이 넘어 퇴근시간이 되고 있었다. 갑갑하고 지루하고 초조할 지경이었다.


 "더 하지 않아도 좋으니 그만 하십시오."

라고 했더니, 화를 버럭 내며,

 "끓을 만큼 끓어야 밥이 되지, 생쌀이 재촉한다고 밥이 되나."

한다


나도 기가 막혀서,

 "피부관리 받는 사람이 좋다는데 무얼 더 한다는 말이오? 아주머니, 외고집이시구먼. 시간이 없다니까요."

 

아줌마는 퉁명스럽게,

 "그럼 가시우. 난 안 하겠소."

하고 내뱉는다. 지금까지 관리를 받다가 중간에 그냥 갈 수도 없고, 오늘 사무실 들어가기는 어차피 틀린 것 같고 해서, 될 대로 되라고 체념할 수밖에 없었다.


 "그럼, 마음대로 해 보시오."


 "글쎄, 재촉을 하면 점점 거칠고 늦어진다니까. 관리를 제대로 해야지, 하다가 그만두면 되나."

 좀 누그러진 말씨다. 이번에는 내 얼굴에 뭔가를 덮어 놓고 태연스럽게 스마트폰으로 드라마를 보고 있지 않는가. 나도 그만 지쳐 버려 드라마에 귀를 기울이고 말았다. 얼마 후에야 내 얼굴을 영양크림으로 문지르며 이리저리 돌려보더니 다 됐다고 한다. 사실 다 되기는 아까부터 다 돼 있었다.


 피부관리 받느라고 사무실에도 가지 못한 나는 불쾌하기 짝이 없었다. '그 따위로 장사를 해 가지고 장사가 될 턱이 없다. 손님 본위가 아니고 제 본위다. 그래 가지고 값만 되게 부른다. 상도덕(商道德)도 모르고 불친절하고 무뚝뚝한 아줌마다.' 생각할수록 화증이 났다. 그러다가 뒤를 돌아다보니 아줌마는 태연히 허리를 펴고 의정부 역사에 펄럭이는 태극기를 바라보고 섰다. 그 때, 바라보고 섰는 옆모습이 어딘지 모르게 아름다워 보였다. 아줌마의 부드러운 눈매와 흰 피부에 내 마음은 약간 누그러졌다. 아줌마에 대한 멸시와 증오도 감쇄(減殺)된 셈이다.


 집에 와서 아내가 내 얼굴을 보더니 피부가 광채가 난다고 야단이다. 지금까지 봐 온 피부중에 가장 좋다는 것이다. 그러나 나는 전의 피부나 별로 다른 것 같지가 않았다. 그런데 아내의 설명을 들어 보니, 피부관리를 너무 과하게 하면 피부의 영양분이 모두 빠져 쉽게 피부가 상하고 관리를 부족하게 하면 피부에 노폐물이 남아 쉽게 피부가 상하기 쉽단다. 그런데 지금 내 피부처럼 요렇게 꼭 알맞게 된 관리는 좀체로 만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나는 비로소 마음이 확 풀렸다. 그리고 그 아줌마에 대한 내 태도를 뉘우쳤다. 참으로 미안했다.


 옛날부터 내려오는 죽기(竹器)는 혹 대쪽이 떨어지면 쪽을 대고 물수건으로 겉을 씻고 곧 뜨거운 인두로 다리면 다시 붙어서 좀체로 떨어지지 않는다. 그러나, 요새 죽기는 대쪽이 한 번 떨어지기 시작하면 걷잡을 수가 없다. 예전에는 죽기에 대를 붙일 때, 질 좋은 부레를 잘 녹여서 흠뻑 칠한 뒤에 볕에 쪼여 말린다. 이렇게 하기를 세 번 한 뒤에 비로소 붙인다. 이것을 소라 붙인다고 한다. 물론 날짜가 걸린다. 그러나 요새는 접착제를 써서 직접 붙인다. 금방 붙는다. 그러나 견고하지가 못하다. 그렇지만 요새 남이 보지도 않는 것을 며칠씩 걸려 가며 소라 붙일 사람이 있을 것 같지 않다.


 약재(藥材)만 해도 그러다. 옛날에는 숙지황(熟地黃)을 사면 보통 것은 얼마, 윗질은 얼마, 값으로 구별했고, 구증구포(九蒸九 )한 것은 세 배 이상 비싸다, 구증구포란 아홉 번 쪄내고 말린 것이다. 눈으로 보아서는 다섯 번을 쪘는지 열 번을 쪘는지 알 수가 없었다. 단지 말을 믿고 사는 것이다. 신용이다. 지금은 그런 말조차 없다. 어느 누가 남이 보지도 않는데 아홉 번씩 찔 이도 없고, 또 그것을 믿고 세 배씩 값을 줄 사람도 없다. 옛날 사람들은 흥정은 흥정이요 생계는 생계지만, 물건을 만드는 그 순간만은 오직 아름다운 물건을 만든다는 그것에만 열중했다. 그리고 스스로 보람을 느꼈다. 그렇게 순수하게 심혈을 기울여 공예 미술품을 만들어 냈다.


 내 피부관리도 그런 심정에서 정성껏 했을 것이다. 나는 그 아줌마에 대해서 죄를 지은 것 같은 괴로움을 느꼈다. '그 따위로 해서 무슨 장사를 해 먹는담.' 하던 말은 '그런 아줌마가 나 같은 젊은이에게 멸시와 증오를 받는 세상에서, 어떻게 아름다운 작품이 탄생할 수 있담.' 하는 말로 바뀌어졌다.


 나는 그 아줌마를 찾아가서 커피라도 대접하며 진심으로 사과해야겠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그 다음 월요일에 퇴근하는 길로 그 아줌마를 찾았다. 그러나 그 피부관리샵의 문은 닫혀 있었다. 나는 그 피부관리샵 앞에서 멍하니 서 있었다. 허전하고 서운했다. 내 마음은 사과드릴 길이 없어 안타까웠다


맞은편 의정부역사의 태극기를 바라보았다. 푸른 창공에 날아갈 듯한 태극기 끝으로 흰 구름이 피어나고 있었다. , 그 때 그 아줌마가 저 구름을 보고 있었구나. 열심히 피부관리를 하다가 유연히 태극기 끝에 구름을 바라보던 아줌마의 거룩한 모습이 떠올랐다. 나는 무심히 '채국동리하(採菊東籬下) 유연견남산(悠然見南山)!' 도연명(陶淵明)의 싯구가 새어 나왔다.


 오늘 집에 들어갔더니 아내가 얼굴에 뭔가를 붙이고 피부관리를 하고 있었다. 문득 4년 전 의정부의 피부관리샵 아줌마의 모습이 떠오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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Ÿ  형식 : 수필(경수필)

Ÿ  문체 : 우유체, 간결체,

Ÿ  성격 : 교훈적, 신변잡기적, 회고적, 서사적(하나의 줄거리를 가진 이야기 형식), 우리의 전통적인 장인 정신의 소멸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글

Ÿ  표현 : 일상적 체험을 회고적 기법으로 표현, 간결한 문장을 사용하여 사건의 추이를 서사적으로 표현함. 대화, 묘사, 서술을 적절히 사용하여 표현의 묘미를 살림

Ÿ  구성 : 4단계 구성으로, 현재-과거-현재의 순서에 따른 시간적 입체적 구성
1.
피부관리를 하던 무뚝뚝한 아줌마
2.
아내의 칭찬과 나의 뉘우침
3.
옛 사람들이 보였던 장인 정신
4.
피부관리 하던 아줌마에 대한 향수

Ÿ  제재 : 피부관리 하던 아줌마

Ÿ  주제 : 장인 정신의 숭고함(소신 있는 삶의 아름다움), 전통적인 장인 정신 예찬

Ÿ  줄거리 : 일상의 체험을 대화와 묘사를 사용하여 회고적 기법으로 표현한 서사적 수필이다.
'SM'
은 피부관리를 제대로 해야 한다는 아줌마의 고집 때문에 시간을 허비하고 사무실에 들어가지 못해 기분이 나빴지만, 피부관리가 아주 잘 되었다는 아내의 칭찬을 들은 후, 아줌마의 장인 정신을 깨닫고 자신을 반성한다. 하는 일에 정성과 최선을 다하는 아줌마의 자세와 조급하고 이기적인 'SM'의 행동을 대비시키면서 성실한 삶의 태도와 사라져 가는 전통에 대한 아쉬움을 표현한 감동적인 수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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